부산에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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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1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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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학교 부적응 학생 위해
강서구에 ‘장대현학교’ 설립
학생들 “같은 친구 있어 좋아”
2012년 12월 탈북해 부산에 정착한 민경(가명·18)이는 지난해 부산의 ㅈ고 1학년에 진학했다. 친구들이 북쪽 말투를 싫어하고, 줄임말을 즐겨 쓰는 친구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속상했다. 수업시간 선생님들의 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모두 수도권에 있는데다 가정 형편도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민경이는 석달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방황하던 민경이는 부산에도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가 설립된다는 소식을 지난 1월 들었다. 한줄기 햇살처럼 느껴졌다. 민경이는 지난 3일 이 학교에 입학했다. 17일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교에서 만난 민경이는 교실에서 친구들과 깔깔대며 떠들고 있었다. 민경이는 “같은 탈북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밥맛도 좋아요”라고 자랑했다.
장대현학교는 영호남의 첫번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다. 부모를 따라 북에서 남으로 온 자녀 가운데 언어 장벽과 문화적 이질감 등으로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고교생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대안학교는 서울과 경기도에 16곳, 충남 천안에 1곳이 있다.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실천운동연합’(북민실)은 지난해 7월 통일부로부터 탈북 청소년 전문 대안학교 허가를 받아, 부산시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처에 장대현학교를 설립했다. 탈북자들이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과 헤어짐의 아픔 때문에 집에 방치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장대현학교는 1894년 평양에 설립된 장대현교회에서 이름을 땄다.
장대현학교는 건물 주인이 노인요양원으로 사용하던 12억원 상당의 4층 건물을 기부하면서 추진됐다. 북민실이 1억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새로 꾸몄다. 1층엔 강당·식당·음악실, 2층엔 교실과 도서관·컴퓨터실·과학실, 3·4층엔 학생과 교사들의 숙소가 있다.
입학 정원은 20명인데, 첫해인 올해는 남학생 3명과 여학생 9명 등 12명이 입학했다. 나이는 14~18살이지만 체육 등 공통 수업을 빼면 2개 반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한다. 교과과목엔 국어·영어·수학·사회·한문·가정 등 교육부에서 지정한 중학교 필수과목이 포함됐다. 태권도·뮤지컬 등 일반 중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과목도 있다. 토요일엔 한국 문화를 알아가는 체험활동을 한다.
수업은 일반 중고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대안학교에서 근무했던 여교사 3명 등 전담 교사 5명과 전직 교사 등 재능기부자 20여명이 하고 있다. 전담 교사들은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한다.
교장을 맡은 임창호 고신대 교수는 “남쪽의 탈북자 자녀는 3000여명에 이르는데,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에 다니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일반 학교나 집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까지 앓는 초등학생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미래 통일시대의 주역인 탈북자 자녀가 올바른 인성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강서구에 ‘장대현학교’ 설립
학생들 “같은 친구 있어 좋아”
2012년 12월 탈북해 부산에 정착한 민경(가명·18)이는 지난해 부산의 ㅈ고 1학년에 진학했다. 친구들이 북쪽 말투를 싫어하고, 줄임말을 즐겨 쓰는 친구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속상했다. 수업시간 선생님들의 설명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에 가고 싶었지만 모두 수도권에 있는데다 가정 형편도 어려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민경이는 석달 만에 학교를 그만뒀다.
방황하던 민경이는 부산에도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가 설립된다는 소식을 지난 1월 들었다. 한줄기 햇살처럼 느껴졌다. 민경이는 지난 3일 이 학교에 입학했다. 17일 쉬는 시간을 이용해 학교에서 만난 민경이는 교실에서 친구들과 깔깔대며 떠들고 있었다. 민경이는 “같은 탈북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밥맛도 좋아요”라고 자랑했다.
장대현학교는 영호남의 첫번째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다. 부모를 따라 북에서 남으로 온 자녀 가운데 언어 장벽과 문화적 이질감 등으로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중고교생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대안학교는 서울과 경기도에 16곳, 충남 천안에 1곳이 있다.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실천운동연합’(북민실)은 지난해 7월 통일부로부터 탈북 청소년 전문 대안학교 허가를 받아, 부산시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근처에 장대현학교를 설립했다. 탈북자들이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과 헤어짐의 아픔 때문에 집에 방치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던 독지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장대현학교는 1894년 평양에 설립된 장대현교회에서 이름을 땄다.
장대현학교는 건물 주인이 노인요양원으로 사용하던 12억원 상당의 4층 건물을 기부하면서 추진됐다. 북민실이 1억원을 들여 내부 시설을 새로 꾸몄다. 1층엔 강당·식당·음악실, 2층엔 교실과 도서관·컴퓨터실·과학실, 3·4층엔 학생과 교사들의 숙소가 있다.
입학 정원은 20명인데, 첫해인 올해는 남학생 3명과 여학생 9명 등 12명이 입학했다. 나이는 14~18살이지만 체육 등 공통 수업을 빼면 2개 반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한다. 교과과목엔 국어·영어·수학·사회·한문·가정 등 교육부에서 지정한 중학교 필수과목이 포함됐다. 태권도·뮤지컬 등 일반 중학교에서 다루지 않는 과목도 있다. 토요일엔 한국 문화를 알아가는 체험활동을 한다.
수업은 일반 중고교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대안학교에서 근무했던 여교사 3명 등 전담 교사 5명과 전직 교사 등 재능기부자 20여명이 하고 있다. 전담 교사들은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한다.
교장을 맡은 임창호 고신대 교수는 “남쪽의 탈북자 자녀는 3000여명에 이르는데,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에 다니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일반 학교나 집에서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스트레스로 원형탈모증까지 앓는 초등학생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미래 통일시대의 주역인 탈북자 자녀가 올바른 인성을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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